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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의사가 말하는 필수·중증의료 기피 해결책은?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젊은의사들이 말하는 필수 중증의료 기피 문제 해결책은 뭘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답을 내놨다.1일부터 임기를 본격 시작한 대전협 강민구 회장대전협 강민구 회장은 1일 본격 임기 시작과 함께 첫 행보로 성명서를 발표하며 "과로사 예방을 위한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설 연휴 과로로 순직한 고 윤한덕 교수, 중환자 치료에 매진하며 격무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사망에 이른 고 송주한 교수, 최근 뇌출혈로 사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까지.대전협은 과로에 시달리다 사망에까지 이르는 의료인의 사례를 잇따라 접하면서 과로사 예방을 위해서는 병원 내 취약 계층 중 하나인 전공의 36시간 연속 근무제도 개선을 먼저 꺼내들었다.대전협은 "필수중증의료 영역에서 대부분의 의료인은 격무에 고생하며 굉장한 자기 희생을 해가며 환자를 살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라며 "의료인 처우 개선 없이 그 어떤 정책을 도입하더라도 필수 및 중증의료 영역 기피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사명감만을 강요하던 시대는 끝났다"라며 "의료인 36시간 연속근무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 없이는 필수 및 중증의료 영역 기피 현상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종합병원 근무 의사 위계구조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전공의 연속근무 제도 개선 및 고난도·고위험·응급수술 분과 전문의의 추가 채용을 통한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이 해결책이라고도 했다.대전협은 "주당 80시간 내외의 장시간 근로 및 주2~3회에 걸친 36시간 연속근무를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며 ▲연장, 야간, 휴일 근로 시 근로기준법을 준수해 당직 수당 지급 법 개정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 및 수련 수가 신설 등을 제안했다.대전협은 "36시간 연속근무의 경우 24시간 근무 이후 남은 12시간은 연장근로로 간주해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만 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라며 "궁극적으로는 24시간 근무 및 야간 당직 후에는 타 직역과 동일하게 쉬는 시간(오프, off)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의료인이 건강해야 국민건강도 수호할 수 있다"라며 "현장 인력 처우 개선과 더불어 올바른 의료 환경이 정립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09-01 19:04:29병·의원

양분된 의료진 과로사 원인…일관된 입장 아쉽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최근 몇 년 새 과로로 사망하는 의료진이 늘어나고 있다. 2019년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에 이어 가천대 길병원에서 30대 전공의가 연휴 근무 도중 숨지는 일이 있었다.지난해엔 군산의료원 이유상 공중보건의사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올해엔 2018년 쓰러진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송주한 교수가 숨을 거뒀다.여기에 서울아산병원 30대 간호사가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의료진 과로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하지만 정작 의료계는 관련 문제 원인을 두고 필수의료 붕괴와 의사 수 부족으로 입장이 갈리는 모습이다.먼저 포문을 연 건은 대한간호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다. 이들 단체는 당시 아산병원에 개두술을 진행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국내 필수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며 의사를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의사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관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필수의료 붕괴에 있다고 반박했다.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저수가, 기형적 의료전달체계 등으로 필수의료를 선택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의사 수를 늘린다면, 미용 등 비급여·저위험 분야 의사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대한의사협회는 당초 동료 의료진의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지적하며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성명서를 내고 하락하는 필수의료 진료과 지원율과 열악한 현장 상황을 조명했다.일각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료 의료진의 죽음을 애도하기보다 정치적인 주장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의협 역시 커지는 논란에 휩쓸린 모양새다.의료진 과로사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이 같은 구조를 만든 정부·정치권에 있을 것이다.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직역 간 갈등을 빚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전체 의료인이 피해 당사자지만 직역 간의 진영논리로 반목하는 상황도 안타깝다.커지는 사회적 관심에 정부와 정치권은 잇따라 간담회를 개최하며 의료계 입장을 경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입장이 양분된다면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루빨리 의료인력 전체의 처우를 개선할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2022-08-12 05:30:00오피니언

필수의료 수면위…하반기 국회 '국립공공의대' 불씨 살리나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9·4의정합의 이후 잠잠했던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하 국립공공의대) 설립 불씨가 하반기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재점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특히 최근 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의 사망에 이어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 사망 사건 등 대형 대학병원에서조차 필수의료 영역 의료인력 문제가 드러나면서 쟁점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국회 입법조사처는 올 국감에서 국립공공의대 관련 쟁점을 거론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올해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립공공의대 4년 수업연한에 대한 재점토 필요성을 제안했다. 의학과정과 보건석사과정을 동시에 이수하는데 적절한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국립공공의대 설립 목적 자체가 공공보건의료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종사할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공공의료에 대한 특화된 교육을 병행해야하는데 4년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판단이다.또한 국립공공병원은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부속병원을 직접 갖추거나 공공병원과 연계해 교육·실습을 위탁할 수 있는 병원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입법조사처는 전문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의 편차가 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 전문과목 의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게다가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체계적인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이 같은 이유로 복지부는 당·정 협의를 통해 국립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키로 발표했으며 이와 별개로 국립목포의대 설치 특별법까지 발의된 상태다.하지만 의료계가 집단 반발해 의정협의체를 통해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재논의키로 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지만 최근 재점화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실제로 최근 후반기 국회 첫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립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정원 확대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공의대 및 의대정원 확대게다가 소병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전라남도 내 의과대학 설치 및 공공의료인 양성 특별법을 대표발의하면서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여기에 국회 입법조사처가 올 하반기 국정감사 이슈로 꼽고 국립공공병원 교육 및 실습 위탁병원 운영 등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2022-08-05 05:30:00정책

전공의가 본 필수의료 "이미 붕괴…지원율 더 추락할 것"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전공의들이 피교육자 입장에서 느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지적하며 수가 현실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4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피교육자 입장에서 느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하나하나 짚었다.우선 대전협은 최근 과로로 인한 의료진 사망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한 상황을 짚었다. 대전협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죽음을 특정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을 경계하면서도, 최근 과로로 사망한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 송주한 교수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대한전공의협의회 필수의료 붕괴 위기 대책 촉구 기자회견 현장■심화한 상급병원 쏠림현상…PA제도로 기형적 구조 악화대전협은 최근 몇 년 새 10~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수십 배 많은 환자들이 수련·종합병원으로 몰아닥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그 이유를 지적하기보다는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거대병원으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지난 2017~2020년 90일 이상 장기처방은 2017년 1409만 건, 2018년 1596만 건, 2019년 1823만 건, 2020년 2061만 건으로 매년 증가세다.특히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의 90일 이상 장기처방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직행해 자주 방문하기 어려워 생기는 현상이라는 판단이다.대형병원의 3분 진료 관행도 악화하고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 전체 외래환자 114만 명중 45%인 51만 명이 평균 3분대 진료를 보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공의가 예전처럼 교육 받을 시간이 줄었고 몰려드는 환자를 소화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대전협은 환자들의 수요가 전공의 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많은 병원이 PA제도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직역을 추가하며 의료 현장의 기형적인 구조가 심화했다는 진단이다.■전공의가 바라보는 내·외·산·소 문제는?대전협은 전공의들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진료과에 지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이로 인해 각 진료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별적으로 짚기도 했는데 우선 산부인과의 경우 대도시가 아니라면 분만이 가능한 산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분만 사고라고 해도 의사가 보상금액의 30%를 의무 지급토록 하는 의료분쟁 특례법이 있기 때문이다.이 밖에도 전공의들이 산부인과에 지원하기엔 많은 문제가 산적해 다른 과를 찾는 실정이며 산부인과 전공 지원율은 3년 연속 정원의 75%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이 같은 문제에 저출산 기조가 더해지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소청과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검사와 처치는 한정적이고 비급여 항목도 거의 없어 수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저출산으로 환자 수가 더욱 감소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지면서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이에 소청과 지원율은 2019년 88%에서 올해 23%로 추락했다.외과 계열 역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해 개원하거나 요양병원·한방병원에 취업하는 형국이다. 지원율 역시 일반외과의 경우 3년 전 70%의 지원율에서 올해 62%에 감소했다. 흉부외과는 특히 심각한데 지난 10년간 240여 명의 전문의 배출하는데 그쳤다. 여기서 선천성 심장병 수술이 가능한 소아 흉부외과의사는 전국에 20여 명으로 더 적다.내과의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절반 수가 개원가로 유출되고 있으며 개원이 어려운 경우 건강검진센터에 들어가 위·대장 내시경만 하게 된다.특히 위·대장 내시경은 4~6만 원의 수가에 그쳐 관련 장비를 세척하는데 책정된 비용이 없다. 술기 중 불가피하게 생기는 합병증으로 소송이 걸리기는 경우도 다반사다.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 마련됐지만, 정부 지원은 전문의 인건비의 47%에 불과해 병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여 회장은 이중에서도 특히 소청과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한 번 지원율이 떨어지면 메꾸기 어려운 전공의 특성상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여 회장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소청과다. 전공의가 없지만 병원 입장에선 소청과를 운영해야 하니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실정이다"라며 "위에 연차가 없으면 그 일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래 연차가 지원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전공의 지원율은 한번 구멍이 나면 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겉도는 필수의료 살리기…"전폭적으로 지원해야"대전협은 부족한 정부 지원으로 의료 공급체계에 구멍이 생기고 있으며 의료진의 과로로 사망하고 있는 것이 그 결과라고 꼬집었다. 특히 기피과 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며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바이탈과 지원율이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병원들이 이 같은 문제를 회피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저수가로 의사 인력을 고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PA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는 것.대전협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공의가 바라보는 근본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전체 인력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필수의료분야 확대와 근무 환경 및 일자리 확충이 답이 돼야 함에도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와 관련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전공의들은 바보가 아니다.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를 하고 싶어도 맞닥뜨린 현실이 참혹하기 그지없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다"라며 "그들처럼 갈리기 전에 현명하게 다른 과를 하거나 본연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탈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런 기형적인 의료시스템은 소아심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을 하지정맥 클리닉으로, 뇌출혈을 치료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들을 척추통증클리닉으로, 칼을 잡아야 할 외과 의사들을 요양·한방병원으로 내몰았다"며 "또 십 수 년이 넘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이들을 미용클리닉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고 말했다.바이탈이 아닌 진료과를 선택하는 것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각 분야 전문의보다 미용만 하는 일반의가 더 편하게 많은 수익을 내는 세상을 설계한 이들이 비난 받아야 한다는 비판이다.대전협은 대부분의 분야를 민간에 맡기고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공의들이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짚었다.■무너진 의료전달체계…지역 간 의료격차 해법은?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해법으로 꼽기도 했다. 모든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린 상황을 보면 지난 정부의 의료정책을 그대로 이어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통이 더욱 편리해지고 무조건 큰 병원을 선호하는 풍조가 자리하면서 악화하는 문제기도 하다.대전협은 1·2차 병·의원에서 경증과 만성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3차 병원은 응급환자나 중환자를 위주로 치료하는 것이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1차 의료기관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받은 뒤에 100~300병상 병원으로, 그 다음 중증종합병원 순으로 단계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허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의료이용에 대한 안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여 회장은 "그간 대한민국 의료정책은 풍부한 의료인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수가로 필수의료를 홀대했다"며 "결국 미용과 성형 등 비급여 진료가 난무하는 왜곡된 의료시장이 형성됐는데 이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단추"라고 강조했다.지역 간의 의료격차 문제도 조명했다. 특히 암 환자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진료를 받은 비율이 60.7%다. 하지만 이는 서울을 제외할 경우 53.9%로 감소하며 지역별로 보면 세종 21.0%, 경북 28.2%, 충남 37.3%, 충북 42.1%, 광주 46.2%, 경남 48.5%로 떨어진다.암 환자의 수도권 의료기관 집중현상은 의료비 외에도 기타 비용과 시간의 소비를 초래해 지역의료 발전의 불균형 현상을 악화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이를 완화하기 위해  환자요인, 진료요인, 접근성 등 기타요인에 대한 포괄적 분석과 이에 맞는 정책적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것.또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지방에 인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환자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도록 한 기형적인 시스템에 있다고 봤다. 하지만 아무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고, 언론과 정치권이 의사를 문제로 지목하거나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상황을 지적했다.여 회장은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아끼지 말고 국민의 생사를 책임질 수 있는 의료현장에 아낌없이 지원해 달라고 간청한다"며 "필수 과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대우와 처우의 개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이어 "의료계는 항상 돈 문제, 의료전달체계 문제만 되뇐다고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것이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에 이를 개선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부족한 수련·대학병원 전문의…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대전협 강민구 부회장은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수련병원, 대학병원 내 전문의 채용을 위한 수가 및 예산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교수 입원전담전문의, 촉탁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전공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다고 짚었다. 주요 선진국은 공적 재원을 활용해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급하는데 반해 국내 의료비 지출 비중은 GDP 대비 8% 내외로 낮은 수준이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36시간 연속 근무 시 24시간 이후 추가 12시간에 대해선 당직으로 인정해 관련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당 88시간 가까이 일하는 의료진에 대한 급여 및 수당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강 부회장은 "책임 있는 정부와 정치권이라면 젊은 의사들의 고충과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다시 한 번 재고하고 적절한 수준의 근무 강도와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에서 이런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 정원 확대?…"동료의 죽음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강 부회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으로 의대 정원 확대 주장이 나오는 것을 작심비판하기도 했다.강 부회장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의료진 사망은 이미 한계 노동을 하고 있는 필수의료의 단면을 보여준다. 양식이 있는 보건의료인이라면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다고 뇌혈관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연관성이 부족하다. 시스템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특정 직역의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이어 "의사는 모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신이 아니다 특히 뇌출혈같이 분초를 다투는 질환은 수술한다고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 사고는 오히려 뇌혈관외과 전문의를 보호하고 후학양성을 도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대전협은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논하는 데 있어 취약성과 필요성의 관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무가 과중하고 치료과정에서 소송이 자주 발생하며 생명에 보다 직접적으로 연관된 진료과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강 부회장은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원한다면 투자가 불가피하다. 현재 의료진의 노동 강도가 너무 가능한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사명감으로 의료를 지탱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보상이 필요하다. 여러 영역을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은 수가를 신설하는 등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8-04 18:34:15병·의원

중환자 돌보다 쓰러진 송주한 교수 끝내 눈 감았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송주한 교수밤낮없이 중환자를 진료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가 끝내 눈을 감았다. 중환자 전담의이자 에크모(ECMO) 전담의 송 교수가 과로로 쓰러진지 약 4년만이다.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송 교수가 같은날 숙환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신촌연세대 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발인은 29일 오전 11시다. 장지는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 대성당이다.송 교수는 2018년 6월 학회에 참석했다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그는 호흡기내과 폐이식 환자와 에크모를 전담하면서 중환자실과 응급실부터 병동과 외래까지 전천후로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유명했다.평소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했던터라 송 교수의 소식은 선후배 의사들 사이에서 적잖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송 교수의 소식이 알려지자 SNS 등에서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2022-07-28 11:28:13병·의원

송주한 교수 직무상재해 인정 '의사=근로자' 인식 확산될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 송주한 교수(호흡기내과)가 사학연금공단에서 업무상 과로에 의한 직무상 재해 승인은 향후 의대 교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4일 동료 의사 등 일선 교수들은 "다행"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직무상 재해 및 과로에 의해 질병을 얻거나 운명을 달리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게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의대교수의 사망 혹은 질병 발생에 대해 업무상 과로에 의한 산재라고 인정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정확히 10년전인 지난 2009년, K대학병원 K교수(당시 38세)는 고대하던 조교수로 임명받은지 4일째 되던 날 오전 회진을 돌던 중 병실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옮겼지만 숨을 거뒀다. K교수 또한 호흡기내과 전문의로 누구보다 환자를 챙기고, 연구와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쏟았지만 짧은 생을 마감했다. 모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한 교수는 "지금도 그렇지만 10년전에는 직무상 재해 신청은 상상도 못했다"며 "K교수가 기저질환이 있긴 했지만 당시 그의 업무 강도를 미뤄 볼 때 질병이 악화된 측면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송 교수의 산재인정 건을 시작으로 의대교수들도 정당한 권리를 찾았으면 한다"며 "전공의는 전공의법에 의해 보호받지만 최근 업무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교수들은 보호받을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중환자 전담의는 "대학병원 교수 중 주 80시간 이상의 근무를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산재로 인정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이나 제도를 통해서라도 의사들이 과로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주한 교수의 산재 신청을 맡은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권동희 노무사는 의사들 스스로 '근로자'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권 노무사는 "간호사 등 다른 직종에 비해 의대교수 등 의사는 산재 신청건수가 별로 없다"며 "이를 계기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도 사람인 이상 일정수준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사도 근로자라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의대교수 산재를 담당하는 사학연금공단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이나 공무원연금공단에 비해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렵다. 일단 신청 건수가 낮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의 경우 주 60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의 경우 무조건 산재로 인정을 해주는 반면 사학연금공단은 이같은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즉, 명확한 근무시간에 대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과로에 의한 질병' 여부를 입증하는데 더욱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송 교수의 경우 에크모 전담의, 중환자 전담의 등 특수한 직종에 따른 강도높은 근로환경을 제시함과 동시에 동료의사들의 증언이 직무상 재해 인정을 받는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9-08-16 06:00:59병·의원

의식불명 연대 송주한 교수 과로로 직무상 재해 승인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중환자 전담의로 퇴근을 마다하고 환자곁을 지켜온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43·중앙의대졸·호흡기내과)가 업무상 과로를 인정받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 송 교수는 40대 초반의 이제 갓 교수 직함을 달게 된 젊은 의사이고 앞서 업무상 과로를 인정받은 의대교수 사례가 많지 않은터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사학연금공단으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 14일 사학연금공단에 따르면 송주한 교수의 직무로 인한 재해 승인 신청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송 교수는 병원비 중 급여건에 대해서는 건강보험공단에서 100% 환급받는다. 비급여도 한도액 이내에서는 환급이 가능하다. 송 교수의 경우는 사학연금공단 측의 직무상재해 인정범위(재해보상운영기준 제13조) 중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조항에 해당한다.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수행 및 초과근무 등으로 육체적·정신적 과로를 유발해 발생하거나 현저하게 악화된 질병이라는 기준에 부합한 것. 다시 말해 사학연금공단 측도 송 교수의 근무시간 등 그의 업무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을 유발할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직무상 재해 신청 서류에 절대적으로 많은 근무시간과 동료의사들이 평소 그의 행적을 상세하게 기술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의 동료과 후배들은 병원 내 그의 별명은 '송내과'일 정도로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까지 전천후로 뛰어다니며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해왔다고 입을 모아 안타까움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송 교수는 지난해 6월, 학술대회 참석 중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2019-08-14 11:08:15병·의원

중환자 돌보다 뇌출혈 송주한 교수 산재 인정 여부에 촉각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전공의발 산재 판정에 이어 밤낮없이 중환자를 진료하던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43·중앙의대졸·호흡기내과)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근로복지공단은 당직 근무 다음날 병원 당직실에서 사망한채 발견된 길병원 故신형록 전공의에 대해 산재 판정을 내렸다. 업무상 과로에 의한 사망을 인정한 셈.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 그렇다면 과로로 쓰러져 1년 2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인 신촌세브란스병원 송주한 교수의 경우에는 어떨까. 11일 송 교수의 동료 의료진과 그의 가족에 따르면 지난 6월 사학연금공단에 정식으로 산재 신청서를 제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산재 신청하기까지는 과로에 의한 질병임을 입증할만한 자료를 취합하고 동료 의사들의 증언 등을 모으는데 약 1년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동료 교수는 "객관적 지표로는 업무상 과로로 산재 판정을 받고도 남을만 하다"면서도 "사학연금공단은 근로복지공단에 비해 절차나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료들이 인정하는 송 교수는 환자를 위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던 열정적인 의사.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이자 에크모(ECMO)전담의로 수도없이 죽어가는 생명을 살렸다. 그의 근무시간은 24시간. 퇴근이 없었다. 중환자실은 물론이고 병동, 응급실에서도 환자 상태가 안좋아지면 어느새 나타나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는 故신형록 전공의와 달리 지난해 6월, 학회에 참석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점이다. 즉, 근무 중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산재 판정을 받는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료 의사들은 "의학적으로 볼때 평소 송 교수의 근무 강도는 뇌출혈을 유발한데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소 송 교수와 친분이 있는 중환자의학회 한 관계자는 "송 교수의 소식을 듣고 한동안 중환자 의학을 하는 동료 의사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며 "나도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과로로 쓰러진 동료의사가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그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된다"며 "밤낮없이 환자를 곁을 지키는 의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병원 차원에서도 그의 회복만을 기다리고 있다. 신촌세브란스 한 의료진은 "가족과 동료의사들 모두 기적을 바라고 있다"며 "송 교수가 잘 버텨주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회복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2019-08-12 12:00:57병·의원

과로로 쓰러지는 의사들…중환자의학회 실태조사 나선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최근 중환자 전담 의료진들이 과로 누적으로 더 이상 진료를 유지할 수 없는 불상사가 잇따르면서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실태조사에 나선다. 중환자의학회 홍상범 대외협력이사(서울아산병원)는 2일 전화인터뷰에서 "학회원을 대상으로 번아웃 실태를 파악하고자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공개된 해외 의사의 번아웃 실태와 학회원들의 번아웃 조사 결과를 비교, 국내 의료진의 번아웃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본 이후에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 송주한 교수(호흡기내과)가 과로로 쓰러져 수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이후에도 중환자 전담의사들의 비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후속 조치인 셈이다. 중환자 전담의사의 업무 과부하는 앞서 수차례 문제제기 됐고 일부 개선이 됐지만 해외 중환자실 의료인력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중환자의학회는 복지부와 중환자실 의료인력에 따른 등급화를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 즉, 중환자실도 환자군에 따라 등급별 수가를 구분해 수가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이번 번아웃 실태조사가 정부를 설득하는 근거자료가 될 전망이다. 홍 대외협력이사는 "현재 의료시스템은 중환자 의사는 과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공의법처럼 중환자실 의사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기회에 의료계 내부에서만 공유할 게 아니라 대정부에도 심각성을 알려 제도 변화를 이끌어 보겠다는 게 학회의 생각이다. 중환자실은 늘 밀려오는 환자를 감당하려면 업무 과부하에 걸리고 피로누적으로 의사 자신의 건강은 챙길 수 없는 현실. 의료진 건강에 적신호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더이상 개선 방안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환자의학회 회장을 지낸 신증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사실 진작에 필요한 논의였다"며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중환자 전담의사 인력 기준 개선 등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19-04-03 06:00:56학술

"열정만으론 버티기 힘들다" 과로로 쓰러지는 의사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이자 에크모(ECMO)전담의 송주한 교수(43·중앙의대졸)가 과로로 쓰러진지 9개월째. 평소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해왔던 그의 소식은 선후배 의사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면서 상당한 파장을 주고 있다. 신촌세브란스 호흡기내과 송주한 교수 송 교수는 지난해 6월, 학회에 참석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다. 평소 그가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최근 복수의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중앙의대를 졸업하고 중앙대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송 교수는 군의관 복무 직후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한지 7년째. 그는 호흡기내과 폐이식 환자와 에크모를 전담하면서 중환자실과 응급실부터 병동과 외래까지 전천 후로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유명했다. 병원에선 '송 내과'로 통했다. 응급실이든 병동이든 상태가 안 좋아진 환자가 있으면 슈퍼맨처럼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붙여진 별명이다. 본인 환자 여부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출신인 기동훈 대표(메디스태프)는 "응급실에서 전공의 후배들이 벤틀레이터(ventilator, 산호호흡기)가 잘 맞지 않는 환자가 있다고 얘기하면 언제든 꼼꼼하게 봐주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스텝이 중환자 전담의에 에크모까지 담당하면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응급실까지 내려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그는 수시로 응급실을 오가며 본인 환자 이외 다른 환자까지 챙겼다"고 했다. 그는 응급실 인턴 콜까지 레지던트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한 의료진은 "특별한 날 이외에는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다. 상당히 피곤해 보였지만 늘 환자가 먼저였다"고 했다. 선후배 의사들 "의사 개인의 열정만으로 버티기 힘든 의료현실" 이처럼 환자진료에 열정을 쏟아부었던 그의 소식에 선후배 의사들은 "너무 안타깝다"라는 반응과 함께 "그럴만 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을 전담하는 의료진들은 "중환자실은 워낙 인력이 부족해 주말도 밤낮도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장을 역임한 신증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사실 젊은 의사들이 중환자실을 떠날까봐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젊은 시절 열정으로 버티다가 번아웃되어 떠난다. 의사의 열정만으로는 버티기엔 인력 등 사회적 뒷받침이 안 받쳐주기 때문"이라며 "적정진료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30년전 일본의 경우 중환자실 10베드에 간호사 30명으로 운영, 아침-점심-저녁 각각 나누면 결국 간호사 1명이 환자 1명을 케어하는 꼴이다. 의사는 1인당 환자 2명을 케어한다. 하지만 한국에선 간호사 1명이 환자 3명을 케어하고 의사 1명당 30명 미만의 중환자를 케어한다. 그나마 이 또한 최근 중환자실 진료에 대한 중요성 재조명 받으면서 중환자 전담의 등 개선안을 적용한 것이다. 신 교수는 "적어도 살 수 있는 환자는 살리기 위해 마련한 것이 중환자실인데 지금의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는 세계적 기준에도 맞지 않을 뿐더라 의사나 환자에게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쓰러진 지난해 3월부터는 중환자 전담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평소 그를 롤모델로 삼았던 전공의 등 후배들의 충격도 만만찮다. 세브란스병원 한 전공의는 "병원에서 살다시피하면서 밤낮없이 환자를 챙겼던 그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볼 때 뇌출혈로 쓰러지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존경하는 스텝의 모습이었는데 열정적으로 환자를 진료하다 쓰러지면 본인의 몸만 상하고 달라질 게 없는 의료현실에 회의감을 갖는 전공의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본인의 몸도 챙길 겨를 없이 진료해야 하는 의료시스템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주니어 스텝에게 쏟아지는 업무가 한층 높아진 상황. 평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던 송 교수 또한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다. 동료들 "기적을 기다린다…끝까지 포기 안 한다" 지금 송 교수의 동료들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평소 환자를 끔찍하게 아껴온 그가 다시 일어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세브란스병원 동료 교수는 "가족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그가 안정적으로 회복하는 것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끝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03-04 12:00:59병·의원

세브란스, 폐이식 200례 달성 "장기이식법 개정 필요"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폐이식팀이 폐이식 수술 200례를 달성했다고 3일 밝혔다. 폐이식팀에는 흉부외과 백효채·이진구 교수, 호흡기내과 박무석·김송이·송주한 교수, 감염내과 정수진 교수가 속해있다. 폐이식팀은 지난 2월 말 간질성폐질환 으로 고농도 산소치료로 연명하던 63세 여성 환자에게 폐이식을 시행했다.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일어나는 간질 부위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상이 발생한 환자였다. 이 환자는 폐이식 대기자 등록 35일 만에 나타난 기증자에게 이식에 적합한 폐를 공여 받게 됐다. 수술은 약 5시간 만에 완료되었으며 수술 후 4일째 되는 날 환자는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이식수술에 따른 감염우려로 6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후, 환자는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수술 후 8일 만에 산소호흡장치 없이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고 빠른 회복 속도를 보여 이식 수술 25일 만에 퇴원했다. 백효채 교수는 "흔치 않은 폐이식 수술을 200건이나 시행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 성과는 개인이 아닌 수많은 의료진이 긴박함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걸어 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환자는 이식 수술을 받기 전까지 어느 의료인에게서도 폐이식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을 받은 적이 없어 오랫동안 호흡곤란으로 큰 고생을 했다는 것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덜 알려진 폐이식 분야에 대해 의료인을 대상으로 교육 및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또 "폐도 간이나 신장처럼 살아있는 사람에게 직접 공여 받는 생체이식이 시행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국내법으로 묶여 있는 심정지 상태 환자에 대한 폐 적출과 이식이 법 개정으로 가능해진다면 폐이식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폐이식 역사 20년…89건에 불과한 이유는? 폐이식 수술 역사는 20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현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백효채 교수팀이 처음으로 일측 폐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폐이식은 전국적으로 89건만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신장이식 2233건, 간이식 1469건, 심장이식 156건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은 수다. 이는 우리나라 장기이식법상 폐이식은 오직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이나 신장처럼 건강한 공여자에게 직접 장기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은 3월말 현재 총 205건의 폐이식 수술을 시행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폐이식 수술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다. 약 400분 이상 걸리던 수술시간도 최근에는 평균 315분 정도로 단축시켰다. 백효채 교수는 대한민국 폐이식 수술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대한의학회로부터 ‘제13회 바이엘임상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7-04-04 10:36:29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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